28일 후 좀비물 불후의 명작
28일 후 리뷰
오늘 리뷰 할 영화는 28일 후입니다. 좀비 영화의 역사를 새롭게 쓴 작품이라 말할 수 있겠고 이 영화를 통해 좀비라는 설정이 가져다주는 공포에 대해서 다시금 느낄 수 있었던 영화입니다. 움직일 힘만 있다면 충분히 도망치며 살아남을 수 있었던 지난 좀비 영화들과는 달리 이 작품은 21세기 최초의 달리는 좀비 영화라고 불리며 영화계의 판도를 뒤집어놓았습니다. 새벽의 저주와 가장 크게 보이는 차이점은 새벽의 저주는 바이러스가 퍼지게 된 배경에 대한 일체의 언급도 없이 그 안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주인공들의 생존이나 심리묘사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 영화는 서사가 확실하게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 바이러스가 시작되는 배경과 원인부터 바이러스가 퍼지며 벌어지는 상황과 숨겨진 음모와 이권개입 등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명확한 구조와 개연성을 가지고 영화가 진행됩니다.
또 다른 점 하나는 이 영화는 새벽의 저주처럼 죽은 뒤 살아나 좀비가 되어 살아있는 생명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의문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감염자들이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만을 감염시킨다 라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죽은 자가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뿐 자신의 몸은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초월적이며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극한의 공격성은 보여주지 못합니다. 이렇게만 보자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좀비가 아니라 공격성이 매우 강한 사람 정도로 생각이 드는데 영화에서 보여주는 상상을 초월하는 전염성과 전염에 의한 집단 공격 반응은 그냥 좀비라고 불려도 될 만큼 압도적입니다.
이 영화는 새벽의 저주보다 1년 앞선 2003년에 개봉했고 다음 평점은 8.0점, 네이버 평점은 7.9점으로 아주 우수한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영화 평론 사이트인 로톤 토마토에서도 신선도 87점과 관객 점수 85점으로 대단히 높은데요. 8점 정도는 웬만한 영화들은 다 받는 것이 아니냐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당시의 호러영화들은 소수만 보는 매니아적인 측면이 아주 강했던 영화였고 비슷한 시기에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영화들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나 해리포터 시리즈로 웬만한 영화들은 상대도 되지 않는 세계관 최강의 영화들이었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마이너적인 호러영화가 개봉하여 이만큼의 성적을 내고 좀비물의 부흥기를 시작했다는 것은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합니다.
28일 후 감독과 배우
28일 후의 연출을 맡은 감독은 1956년생 영국 출신 감독인 대니 보일입니다. 굵직한 작품들의 연출을 여럿 맡았기에 아마 들어보셨을 겁니다. 28일 후와 속편인 28주 후를 포함하여 슬럼독 밀리어네어와 127시간, 스티브 잡스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감독입니다. 이 영화는 감독 특유의 연출로 교묘하고도 효과적인 연출을 선보였다 평가받았습니다. 새벽의 저주와 마찬가지로 조지 로메로 감독의 시체들의 밤을 오마주 했으며 스토리면에서도 신선하고 강렬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보다 후에 개봉한 새벽의 저주가 2800만 달러(한화로 약 300억)의 예산을 들여 제작되었는데 이 영화는 그에 반도 못 미치는 800만 달러 정도의 제작비로 제작된 것이 새벽의 저주와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반도 안 되는 제작비로 이만큼의 영화를 뽑아냈다는 점에서 감독의 역량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배트맨 시리즈의 크레인 박사 역으로 우리에게 얼굴을 알렸던 아일랜드계 배우 킬리언 머피와 캐리비언의 해적 시리즈에서 여해적 선장으로 우리에게 강렬하게 각인되었던 나오미 해리스가 출연하고 그 외에도 지금은 유명 배우들인 미건 번스나 크리스토퍼 에클리스톤 그리고 브렌단 글리슨과 노아 헌틀리 등이 조연으로 출연합니다.
28일 후 이런 영화다
이 영화는 새벽의 저주와 달리 보이는 세계관이 넓습니다. 바이러스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그 바이러스가 퍼지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주인공을 통해 그 안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한 인간에 대한 기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져있던 주인공이 깨어나 바이러스의 전염으로 인해 종말이나 다름없는 세상을 만나게 되었을 때의 감정들을 우리에게 전달해줍니다. 나 자신을 그 상황에 대입해보면 정말 막연하고 너무 무서울 것 같습니다. 깨어나 보니 온 세상이 멸망해있고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도시라니, 그런 상황이 온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좀비들은 이미 죽어있는 사람들입니다. 기존의 좀비라는 소재의 설정을 충실히 따라 죽은 시체들이 일어나 살아있는 인육을 탐한다는 설정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살아있는 사람들이 극도의 공격성을 가지고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을 공격합니다. 비 감염자들을 죽이지는 않고 감염시키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기존의 좀비 영화들에서 볼 수 있는 뻔한 결말과 다르게 총 3가지의 엔딩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28일 후 재미요소와 총평
1. 좀비 영화 최초 뛰어다니는 좀비
2. 영화의 기승전결이 확실한 영화
3. 극악의 공격성과 전염성
영화의 템포가 빠르게 흘러가면서 한시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지만 그런 와중에도 바이러스의 원인과 과정 결과에 대해 친절하고도 완벽하게 설명해주는 영화라 굳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보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좀비 영화 부흥의 신호탄을 알린 시발점이 된 영화이니 이 영화를 보시고 이어지는 2편인 28주 후도 보신다면 더욱 재미있는 세계관 속 영화를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28일 후 리뷰를 마치며
이 영화에 이어 나온 후속작인 28주 후도 대단한 성공을 거뒀고 후속작으로써 상당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3편인 28개월 후의 제작도 한참이나 논의되었다고 합니다. 다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하여 밀리고 밀리다가 2018년 영화의 각본가가 공식적으로 후속 편은 없다고 발표하여서 아쉬움을 더했습니다. 좀비 영화라고 보기는 조금 어렵긴 하지만 비슷한 류의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가 6편까지 나왔던 것을 보면 이렇게 재미있는 시리즈가 계속해서 시리즈가 나오지 못한 것이 팬의 입장으로써는 너무나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팬들에게 좋은 소식을 들려줬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차라리 이렇게 끝내는 게 어정쩡한 속편으로 실망감을 안겨주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상으로 좀비 영화 부흥의 시초 28일 후 리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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